노노(老老 )케어

해외에도 있다! 노노케어와 비슷한 외국 사례 비교

뽀롱행님 2025. 7. 15. 20:33

초고령 사회, 돌봄의 해법은 전 세계적 과제

전 세계는 고령화라는 공통된 흐름 속에서 돌봄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 복지 선진국들은
이미 초고령사회를 경험하면서 돌봄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실험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등장한 제도가 바로 노노(老老)케어입니다.
노노케어는 건강한 고령자가 돌봄이 필요한 또 다른 고령자를 돌보는
참여형 돌봄 모델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고립 해소, 정서적 안정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추구합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는 어떤 방식으로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사례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일본,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 고령국가들의 유사 제도와
한국 노노케어의 비교를 통해 그 가능성과 방향을 함께 모색해봅니다.

 

노노케어와 유사한 외국 사례

 

일본 – ‘지지카츠(自助活)’: 순환형 돌봄의 철학

일본은 고령화 선진국답게
일찍이 ‘지지카츠(자조활동)’라는 지역 기반 돌봄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 제도는 고령자가 직접 다른 노인을 돌보며,
그 시간만큼 본인도 언젠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포인트 제도’를 활용한 상호부조 방식이 특징입니다.

일본 전역의 지역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자원봉사 활동자들은 기본 교육을 이수한 후
말벗, 병원 동행, 가사 도움 등을 수행합니다.
‘내가 오늘 누군가를 도우면,
언젠가 나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순환 철학은
노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독일 – ‘플레게베글라이터’: 정서 중심 동반자 제도

독일은 간병보험제도를 운영하면서도,
정서적 돌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비전문 돌봄 파트너 제도인 ‘Pflegebegleiter’를 도입했습니다.

플레게베글라이터는
은퇴자나 일반 시민이 일정 교육을 이수한 뒤
고령자의 산책, 문화활동, 이야기 상대 등
정서 중심의 활동을 담당합니다.

간병인이 할 수 없는 감정적 소통과 인간적 유대를
사회 구성원이 함께 분담하는 방식은
돌봄의 ‘품질’과 ‘지속성’을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며,
한국 노노케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스웨덴 – ‘시니어 하우스’: 자치 돌봄 커뮤니티

스웨덴은 복지국가다운 체계를 바탕으로
‘시니어 하우스 네트워크’라는
자율 공동체 중심의 돌봄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고령자들이 함께 거주하며,
정해진 복지사가 아닌 이웃 간의 상호지원 형태로
일상과 정서를 돌보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돌봄의 자율성과 관계 중심의 구조는
돌봄을 ‘서비스’가 아닌 ‘문화’로 접근하는 스웨덴식 해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 ‘APA 제도’: 가정 중심의 맞춤형 지원

프랑스는 고령자의 자립을 돕기 위해
‘APA(Allocation Personnalisée d’Autonomie)’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자 가정에 생활 보조 활동가를 직접 파견해
가사, 식사, 외출, 위생 등 일상 전반을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활동가는 반드시 전문가일 필요는 없으며,
중장년층이나 은퇴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참여합니다.
이 제도는 민간과 공공이 함께 돌봄을 계약하고 책임을 나누는
‘사회적 계약 돌봄 모델’로,
개별화된 서비스와 정서적 안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합니다.

 

해외 사례가 주는 공통된 교훈

해외 각국의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비록 제도의 형식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고령자가 단지 돌봄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참여하고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과 스웨덴의 사례는 노인의 자율성과 순환 철학이
돌봄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정서적 교류와 사회적 유대를 돌봄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효율성 중심의 돌봄에서 벗어나 관계 중심의 접근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돌봄의 내용이 단순히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연결되고 공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돌봄이 지역사회와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도 공통적입니다.
지역 주민, 복지센터, 협동조합 등과의 협업 구조는
서비스의 접근성과 품질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활동자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과 정서 지원 시스템 역시
돌봄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돌보는 사람 역시 ‘돌봄’이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함께 이루어져야 제도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한국 노노케어에 필요한 진화 방향

이러한 해외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점들을 토대로
한국의 노노케어 제도 역시 진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먼저 활동자와 수혜자 간의 관계를
일회성 지원이 아닌 상호 순환 가능한 구조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활동자가 일정 기간 후 제도를 떠나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내가 돕고, 언젠가 도움을 받는다’는
선순환적 가치가 제도 속에 자연스럽게 내재되어야 합니다.

또한 활동자의 역할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단순 교육을 넘어서 실질적인 대응력과 정서적 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심화 교육 시스템과 인증 구조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기술 기반의 관리 플랫폼을 도입해
활동자와 수혜자의 매칭, 방문 기록, 응급 상황 보고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체계화함으로써
돌봄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노케어의 운영 주체가
공공기관에서 지역 주민과 커뮤니티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보다 자율적이고 따뜻한 돌봄 문화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노노케어, 세계 속에서 성장하는 우리만의 돌봄 모델

노노케어는 단순한 ‘노인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고령자가 사회의 한 축으로 참여하는 함께 돌보는 미래의 복지 모델입니다.
해외 각국의 사례는
노노케어가 지금보다 더 정교하고, 더 인간적인 방향으로
충분히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의 노노케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돌봄을 제도로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철학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지역사회와 기술, 사람 간의 연결 속에서
더 따뜻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노노케어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돌보고,
또 누군가는 미래에 돌봄을 받을 준비를 하며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지지하는
그런 사회가 진정한 초고령사회의 모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