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老老 )케어

실제 노노(老老)케어 활동 사례 5가지

뽀롱행님 2025. 7. 13. 22:50

고령자가 고령자를 돌보는 시대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말은 처음 들으면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복지 모델이며,
그 의미와 효과가 점차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노노(老老)케어는 단지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움을 주는 고령자 또한 삶의 활력을 되찾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쌍방향 사회복지 활동입니다.

고령자 간 돌봄은 공감의 깊이가 다르고,
생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돌봄 서비스와는 또 다른 정서적 유대가 형성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생생한 노노케어 활동 사례 5가지를 소개하면서
그 따뜻한 현장의 감동과 의미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노노(老老)케어 구체적 활동 사례

 

“내가 돌보는 줄 알았는데, 내가 더 위로받았어요”

- 서울 강북구, 72세 김용자 씨의 사례

서울 강북구 시니어클럽에 소속된 김용자 씨는 3년째 노노케어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자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첫 방문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홀로 지내는 85세의 대상 어르신이 김 씨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아이고, 사람이 왔네!”라고 외치던 장면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김 씨는 주 2회씩 찾아가 안부를 묻고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때로는 병원 동행도 하고, 약 복용을 확인해주며 생활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김 씨는 “돌보는 입장인데, 오히려 제가 더 치유를 받아요.
이렇게 쓸모 있는 사람이었구나 싶어서 하루하루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치매 초기 어르신과의 대화는 나를 성장시켰어요”

- 전북 익산시, 67세 박정숙 씨의 사례

익산의 박정숙 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어르신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복적인 말과 혼동되는 대화에 당황했지만,
활동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되새기며 천천히 접근했습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며 박 씨는
상대 어르신의 표정이 점차 밝아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과거 기억을 자주 꺼내며 이야기를 나누는 어르신의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자,
상대는 점점 박 씨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박 씨는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 짜증 내지 않고,
하루하루를 같이 걸어가는 마음으로 다가가면
이 관계가 정말 깊어진다”고 말합니다.

그녀에게 노노케어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삶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장날 가는 날은 꼭 손잡고 나가요”

- 충남 예산군, 70세 최동순 씨의 사례

예산군의 농촌 마을에서 활동 중인 최동순 씨는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고령자 한 분과 연결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 1회는 안부를 확인하고, 주 1회는 장날에 함께 시장을 갑니다.
시장까지 걸어가는 시간만 30분이지만, 그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것이
두 분 모두에게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일과입니다.

최 씨는 “그분은 혼자 외출이 어렵고,
물건 고르는 것도 어려워서 항상 저를 기다리고 계세요.
시장에 다녀온 날에는 표정이 정말 밝아지시죠.”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활동은 단순한 외출 동행을 넘어,
사회적 연결망 회복이라는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눈이 많이 온 날, 혼자 두면 안 될 것 같았어요”

- 강원도 평창, 75세 이남수 씨의 사례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은 강원도 평창에서 활동 중인 이남수 씨는
적설량이 많았던 어느 날, 담당 어르신이 걱정돼 예정에도 없던 방문을 했습니다.

“그날 따라 눈이 많이 와서 전화도 잘 안 됐고,
혹시나 낙상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다 싶어서 무작정 걸어갔죠.”

다행히 어르신은 무사했고,
이 씨의 방문에 눈시울을 붉히며 “오늘처럼 누가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이남수 씨는 “이런 순간이 있을 때마다
노노케어 활동이 단순히 일이나 봉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책임감이라는 걸 느낍니다.”라고 말합니다.

 

“단지 말벗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된 느낌이에요”

- 부산 사하구, 66세 정영자 씨의 사례

부산 사하구의 정영자 씨는 정기적으로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을 찾아갑니다.
처음엔 매번 얼굴을 잊고, 이름을 물어보던 어르신이
이제는 방문 시간만 되면 문 앞에 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 씨는 "제가 해주는 건 특별한 게 없어요.
차를 같이 마시고, 옛날 이야기를 듣고, 손을 잡아드리는 것뿐이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대 어르신에게 정 씨는
“내 삶의 유일한 친구”라는 표현을 들었습니다.
가족보다 더 자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영자 씨는 “단지 말벗이 아니라,
이제는 그분의 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느낌이에요.
함께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매일 느껴요.”라고 말합니다.

 

사례가 말해주는 것, 노노케어는 삶을 바꾼다

이 다섯 가지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노노케어는 단순히 고령자를 돕는 복지서비스가 아닙니다.

그것은 고령자들이 서로에게 사람이 되어주는 따뜻한 돌봄의 방식이며,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회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수혜자는 말할 것도 없이 삶의 질이 높아지고,
활동자 역시 자존감, 정서적 안정, 건강 유지라는 큰 혜택을 얻습니다.

게다가 지역 사회 안에서 유대감이 형성되면서,
고립된 노인의 자살률, 우울증, 치매 등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복지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노노케어는 현재 전국 수백 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고령자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제도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주변의 어르신에게 제도를 안내하고 함께 신청을 도와주는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기억이 되는 노노케어.
이 따뜻한 돌봄이 더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